미국 국채 매도가 어떻게 관세 보복이 되나요?
📌세 줄 요약
상호관세 발효 전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했어요. 폭락의 배경에는 중국의 대량 매도가 있었다는 추측이 나와요.
미국 정부의 주요 경제 목표 중 하나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며 경제를 활성화 하는 거예요.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이 관점에서, 중국은 미국 국채 가격을 낮추고 금리를 높여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어요.
미국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가 9일 발효되었어요. 중국은 무려 104%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어요. 중국이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추가관세를 적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적용된 값이예요.
그런데 상호관세가 발효되기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했어요.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를 내던졌다는 추측이 많아요.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한 게 왜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로 작용하는 걸까요?
미국 국채, 이것 뭐예요?
우선 미국 국채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요?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약속하는 일종의 "빚 문서"입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상품인 셈이죠. 미국 국채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데, 크기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안전성: 미국 국채는 신뢰도가 높아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집니다.
유동성: 필요할 때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이 뛰어납니다.
중국은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고를 운용하고, 그 중 상당 부분이 미국 국채예요. 규모를 보면 일본에 이어 전 세계 2위의 미국 국채 보유 국가입니다.
네가 소중히 하는 걸 망쳐주겠어 - 금리 공격
자,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고 싶다면 상대의 목표가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지 않겠어요? 현 미국 정부의 주요 경제 목표 중 하나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조달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서 기업의 설비 투자, 그리고 가계의 소비를 촉진하게 돼요. 그리고 이는 GDP 성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현재 33조 달러가 넘는 국가 부채를 가지고 있어요. 금리가 1%만 떨어져도 연간 330억 달러의 이자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어요.
역으로 말하면 미국 정부가 가장 하고 싶지 않은 것도 금리를 높이는 일이겠죠.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소비는 줄어들고, 정부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요. 중국 정부는 바로 이 점을 노렸습니다.
반비례하는 채권 가격과 금리, 우린 서로를 밀어내
채권의 가격과 금리에는 마법과 같은 관계가 있어요. 바로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라는 거예요. 채권 가격이 높으면 금리는 낮고, 채권 가격이 낮으면 금리는 높아요. 사례를 한번 볼까요?
키라는 ‘A’ 채권을 가지고 있어요. A 채권의 조건은 다음과 같아요.
1,000만원에 매년 3%의 이자로 3년 만기
풀어서 해석해보면 1,000만원을 빌려주면 3년 뒤에 원금 1,000만원과 이자 90만원을 더해서 줄게”라는 말과 같아요.
키라는 A 채권을 중간에 팔고 현금화하고 싶어요. 새 노트북을 살 때가 됐거든요.
그런데 최근 금리가 3%에서 5%로 올랐다고 생각해볼게요.
채권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보면 키라가 판매하려는 채권 A는 매력적이지 않아요. 금리(5%)보다도 낮은 수익(3%)을 제공하는 상품이니까요.
키라가 여전히 가진 채권을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채권의 가격을 낮춰서 팔아야 해요. A 채권의 가격이 낮아진다면 구매 수요자들이 늘어나게 될 거니까요. 그 결과 채권 A 의 시장 가격은 낮아지게 돼요.
반대로 금리가 3%에서 1%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채권 A의 시장 수요가 늘어나겠죠? 수요가 늘어났으니 채권의 가격은 상승하게 될 거고요.
이렇게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쉬워요. 미중 사례에 적용해볼까요? 중국이 미국 국채를 시장에 대량으로 매도한다면, 미국 국채 가격은 낮아질 거예요.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라고 했죠? 즉, 금리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게 돼요. 미국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정 반대인 거죠.
한치도 물러나지 않는 경제 전쟁 진행 중
중국의 미국 채권 대량 매도는 자국에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어요. 보유 자산 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대량 매도는 경제적 관점에서 이례적인 케이스로 보기도 해요.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높은 관세로 미국과의 교역이 줄어들면 달러 보유의 필요성도 적어질 것이고,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도 악화될 거라는 계산이 있다는 관점도 있어요.
미, 중 모두 정말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